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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다락
https://bittermoon.postype.com/ 앞으로 글은 모두 포스타입으로 올라옵니다. 티스토리는 우선 성인 글 외에 그대로 두고 차차 정리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제 106차 국민전력 ‘우리 무슨 사이야?’, ‘장마’로 참여합니다. 우리, 습관이 아닐 리 없다. 비가 주륵주륵 잘도 내린다. 여름도 아닌데, 이게 며칠 째더라. 뉴스에서 이번 장마는 귀한 단비라고 그러던데 바닥에 고여 있는 뿌연 물웅덩이는 누가 봐도 쓰디쓴 색이다. 저 웅덩이는 며칠째 저기에 고여 있을까. —딸랑. 경쾌한 소리를 내며 카페 문이 열렸다. 빗소리가 크게 들렸다가 다시 줄어든다. 젖은 발소리가 다가와 풀썩 앞자리에 앉는다. 테이블 옆에 우산을 기대두는 데 탁'하고 쓰러지고만다. 그제야 정국은 고개를 들어 앞을 봤다. 지민은 쓰러진 우산을 세울 생각도 안했다. “약속시간 좀 지켜.” “미안.” 최근 몇 주간 지민은 제 시간에 나타나는 법이 없었다. 개강해서 바쁘다고 하지만, sns를 보면 ..
빛은 없고 볕은 있다 이마에 수은을 들이부으며 온다 너는 슬프다는 말을 왜 그렇게까지 하니 성동혁 作 ‘수은등’中 0. 얼음 —과일 같은 건 금방 물러버려서 싫어. 정국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지민의 온몸이 떨렸다. 그 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든, 그것은 지민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쏴— 차가운 물소리 사이로 쇠붙이와 유리가 부딪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다. 정국은 말간 유리그릇에 담긴 빨간 딸기를 연신 포크로 짓이기고 있었다. “약해 빠진 건 질색이라.” 지민의 눈에는 점차 눈물이 차올랐다. 고개를 내저으며 참아보려 해도 쉽지 않았다. —챙그랑 그럴 줄 알았다. 나사못 w. 문엔 결국 지민의 닦고 있던 접시를 놓치고 말았다. 정국이 소파에서 일어나는 타이밍과 묘하게 들어맞았다. 부엌으로 들어오는 ..
제 95차 국민전력 ‘내가 가르쳐 줄게요’, ‘아쿠아리움’으로 참여합니다. 3. “씻고 나와요.” “네……?!” “이걸로 갈아입고요.” 도착한 곳은 라커룸이었다. 정국은 지민의 품에 잠수복과 수건을 안기고는 다짜고짜 옆에 딸린 샤워실에 밀어 넣었다. “제, 제, 제, 제가 이걸 왜 입어요?” “시간 없어요. 얼른 하고 나와요.” “아니, 설명이라도…….” “지민씨. 내가 지민씨한테 나쁘게 하겠어요?” “…….” 정국이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일 거라곤 생각 못했다. 그래도 시간이 없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너무 잘 알아서, 지민은 눈 딱 감고 샤워기 앞에 섰다. 오늘은 정국이 하는 대로 휘말려주자는 결심이었다. 끼릭, 쏴아— 수도꼭지가 무겁게 돌아갔다. 옷도 안 벗고 물부터 틀어 온도를 가늠했다. 차가웠던 ..
제 100회 차 국민전력 ‘유치해’로 참여합니다. 그럴 나이 w. 문엔 “ 나쁜 거야? ” “ 뭐가? ” “ 우리가 어제했던 거. ” 지민이 왼팔을 뻗어 정국의 입을 막았다. 아무도 없는데 주변을 살폈다. 오래된 그네가 요란하게 삐걱댔다. 정국이 장난스레 지민의 손바닥을 핥았다. 지민은 더럽다는 듯 손을 떼서 탈탈 털면서 정국을 째려봤다. 이내 고개를 내려 다시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본다. 게임은 오토모드로 진행 중이었다. “ 이상한거지. ” “ 이상해? 뭐가? 좋았잖아. ” “ 닥쳐라, 쫌. 너 가끔 제정신 아닌 거는 아냐?” “ 설명을 해봐. 뭐가 이상한지. ” “ 뭘 설명을 해, 또라이야. 남자끼리 주둥이 부비는 게 정상이냐? 길가는 사람 잡고 물어봐. ” 정국은 진짜 누구 붙잡고 물어볼 기세로 주변..
제 95차 국민전력 ‘내가 가르쳐 줄게요’, ‘아쿠아리움’으로 참여합니다. 2. 세상에서 가장 착한 표정을 지을 줄 안다. 아침에 출근해서 옷을 갈아입고 나면 어김없이 라커 문짝에 달린 거울을 보며 표정연습을 했으니까. 동료들은 표정관리까지 하냐며 놀렸지만, 정국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악의 없음. 흑심 없음. 나쁜 사람 아님. 때로는 좀 순진하고 때로는 좀 장난스럽게. 부담을 주려는 건 아니지만, 인사정도는 나눠도 되지 않나? 적어도 눈인사 정도는. “형. 혹시 나 좀……무섭게 생겼나?” 한참 거울을 들여다보던 정국이 옆에서 옷을 갈아입던 선배에게 물었고, 그는 실없는 소리에 피식 웃어넘길 뿐이었다. “긴장했냐?” 어린 알바들 만난다고. 덧붙이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정국은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어...
제 95차 국민전력 ‘내가 가르쳐 줄게요’, ‘아쿠아리움’으로 참여합니다.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환청인 걸 안다.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소리에 휩쓸리고 만다. 어떤 반항도 해보지 못하고 그 사람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파도가 날 덮쳐 완전히 잠겨버리길 기대한다.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떠내면, 내 앞에 그가 있기를. 여러 가지 빛깔을 띤 비늘이 양팔을 뒤덮은 그는 전설 속 물고기처럼 헤엄을 친다. 날쌘 몸짓으로 다가와 신기한 것을 보듯 나를 본다. 얼굴을 들이미는데 심지가 까만 동공 옆으로 에메랄드빛 홍채가 선연하다. 머리카락이 자꾸만 이쪽으로 끼쳐왔다. 그가 따라오라는 듯 앞서 헤엄치면, 물속이 어색한 두 팔다리를 휘적이며 그를 따라가야지. 하릴없이 인어를 닮은 아름다운 형상을. 파도소리 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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